매우 나쁜 ‘음악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재즈 잡지 MMJAZZ의 한 필진이다. 나쁜 글을 이루는 요소들을 모아 리스트를 만들고, 곁에 두고 쓰는 것만 같다.
매번 이 잡지 신간이 나올 때마다, 리뷰를 쭉 훑어본다. 그중에 이상하다 싶어 찍어 놓고 리뷰어를 살피면 이 사람이다. 리뷰어로서 최소한의 소명 의식도 없고, ‘리뷰’의 형식과 목적에 대한 치열한 고민 따위도 없는 듯이 보인다.
그가 뮤지션이어서, 글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리라 변호하기는 어렵다. 다른 필진 중에는 ‘평가하는 행위’ 자체에 고민하며 제대로 듣고 쓰기 위해 노력하는 이도 보인다.
미국의 예를 들면, 전업 뮤지션이면서 좋은 글들을 쌓아가는 Ethan Iverson의 예가 가장 큰 반증이다. George Colligan이나 Nicholas Payton도 본인 블로그에 흥미로운 글을 올리곤 했다(물론 요즘은 뜸하나)
하여튼 이 사람의 글에선 몇 백자도 안되는 짧은 리뷰에 서너가지씩 잘못된 점이 발견된다. 내용과 형식, 그리고 태도 마저. 조금 못써도 태도가 성실하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지만, 이렇게 게으르게, 나쁜 방향으로 못쓰면 짜증을 유발한다.
사실 그 잡지에 실리는 리뷰 상당수의 문제는 명확한 관점이 없고, 싱겁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유독 이 사람의 글이 더 눈에 띈다.
이 정도면 잡지 내부의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이는데, 거의 10년 가까이 그러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크게 바뀔 것 같진 않다. 아무도 읽지 않으니 대충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그 글들을 읽을 때마다 하나하나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쓸모 없는 힘빼기 같아 머뭇거리게 된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