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무작정 만든 공간이다. 이 말은 사실 진실 반, 거짓 반이다. 무작정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오랫동안 내 글을 적어낼 작은 노트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 특히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말하고 싶은 내 욕망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단숨에 도메인을 구입하고, 호스팅 1년 치를 결제해 버렸다.

도메인을 고르며 다시금 느꼈지만 내게는 강박증이 있다. 내가 쓰게 될(아직 쓰지도 못한!) 글을 포괄할 단어를 고르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그 중 대부분은 이미 존재하는 도메인이라 하이픈을 덧붙이거나 복수형으로 바꾸어야 했다. 그나마 고른 몇 개의 단어를 두고, 어감과 늬앙스를 저울질하느라 또 몇 달을 흘려 보냈다. 그러니 지지부진 할 수 밖에. 스스로 지쳐 하루만에 도메인과 호스팅을 결정해버렸다. 결론은 간단하다. 어떻게든 이 사이트를 지속시키려면 어느선에서는 대충 마무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무엇이든 내키는 대로 쓸 테지만, 나의 관심은 이제는(혹은 원래) 인기 없는, 잊히거나, 오해 받거나, 잘못 다루어진 음악들에 대체로 치우쳐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페이지가 적히고, 쌓여 나갈지 예측할 수 없다. 우선 꾸준히 쓰고 싶고, 일관성 있게 나아가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이 글들에서 어떤 소리가, 뚜렷하고 새로운 사운드로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

전무하다시피한 사이트 제작 지식 덕에 내가 원하는 외형을 얼마나 구현할지 모르겠다. 지금도 나는 이 테마에서 태그 입력 창이 보이지 않는지 한참을 고민하던 중이다. 단순히도, (포스트가 아닌)페이지이기에 없을 뿐이었다. 그런 앞으로도 난관이 찾아올 경우 방법이야 찾아보겠지만, 그럴수록 되도록 글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20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