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Maimoun(마이모운)은 스탠리 카월의 작품이다. 1972년 녹음된 [Illustion Suite] 앨범에 처음 수록되었다. Maimoun은 그의 두 번째 부인 Viki McLaughlin의 예명이다. 카월은 독창적인 곡을 만들고, 그 곡을 다양한 편성과 새로운 편곡으로 계속 발전시키며 하나의 곡이 지닌 잠재성을 확장해 나가는 예술적 전략을 펼쳤다. 이 곡의 여러 버전을 따라가다 보면 그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First Version
Stanley Cowell Trio – [Illusion Suite] (1972)
Stanley Clarke – Bass
Jimmy Hopps – Drums
Stanley Cowell – Piano
Music Inc.의 멤버 지미 합스와 당시 스무살을 갓 넘긴 스탠리 클락이 함께 한다. 나는 이 버전에서의 클락의 연주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시작부터 생동감이 넘치는 드럼과 피아노에 비해 그의 아르코 주법은 뭔가 매가리가 없다. 카월의 솔로는 테크닉이 넘치면서도 항상 정제되어 있다. 물론 후반부 클락의 베이스 솔로는 훌륭하다.
Stanley Cowell – Musa Anscestral Streams (1973)
첫 버전을 녹음한 지 1년이 조금 지나 카월은 솔로 피아노 편성으로 이 곡을 재해석했다. 가장 중요한 재즈 솔로 피아노 음반 중 하나인 [Musa – Ancestral Streams] 수록되었다. 그의 관심은 음악 인생의 초기부터 매우 또렷했다. 위대한 재즈음악, 흑인음악의 역사를 하나로 소리로 담는 것.
그가 평생 천착한 피아노를 통해, 블루스, 알앤비, 재즈, 클래시컬의 요소들을 매우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Saxophonist-Leaders
유독 색소폰 거장들이 이 곡을 좋아했다(주로 타악주자나 드러머들이 녹음했던 Equipoise나 Effi와의 비교도 재밌다.)
Clifford Jordan Quartet – [Glass Bead Games] (1974)
Billy Higgins – Drums
Stanley Cowell – Piano
Clifford Jordan – Tenor Saxophone
Bill Lee – Bass
클리포드 조던 쿼텟의 [glass bead games]에 수록된 쿼텟 버전이다. 클리포드의 색소폰이 주인공이 되고 나머지는 열심히 서포트하는 모양새이지만, 연주와 편곡이 매우 훌륭하다. 특히 빌 리의 베이스 아르코 연주는 (짧게 두 번만 등장하지만) 너무 아름답다. 빌리 히긴스의 브러쉬도 곡의 분위기를 매우 흥겹게 한다. 스탠리 카월은 짧은 솔로 외에는 Written 파트만 반복하는데도 큰 인상을 준다.
Marion Brown – [Vista] (1975)
Marion Brown – Alto Saxophone, Wind Chimes
Reggie Workman – Bass
Jimmy Hopps – Drums
Anthony Davis – Electric Piano
Stanley Cowell – Piano, Mbira
Jose Goico – Tambourine, Congas, Finger Cymbals
앨토 색소폰 연주자 매리언 브라운의 버전. 인트로/아웃트로에서 스탠리의 피아노 사이로 앤써니 데이비스의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가 독특한 화음을 만든다. 지미 합스, 레지 워크먼의 리듬 섹션이 타이트하다. 특이하게도 스탠리가 아닌 앤써니 데이비스가 솔로를 맡아 펑키한 연주를 들려준다.
후반부에 합스, 워크먼의 리듬 위에 스탠리의 음비라 연주가 이어지다 워크먼의 아르코 연주와 아웃트로가 겹쳐진다. 워크먼의 아르코도 짧지만 인상적이다(이곡을 연주한 베이시스트들의 연주가 모두 훌륭해서 스탠리 클락의 연주가 더욱 아쉽다)
The Heath Brothers – Marchin’ On (1975)
Percy Heath – Bass
Albert Heath – Drums, Flute(lead)
Jimmy Heath – Flute, Tenor Saxophone
Stanley Cowell – Piano, Mbira
히스 브라더스의 쿼텟 버전이다. 시그너처 인트로/아웃트로는 없지만 흥미로운 편곡을 보여준다. 리드 플루트를 드러머인 앨버트가 맡은 점도 재미 있다. 두 플루트는 절제된 목소리로 주고받기를 반복한다. 메인 버스를 연주할 때 리드 플루트가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고, 세컨드 플루트는 원래(다른 버전에서) 피아노가 담당하던 멜로디를 연주한다. 절제된 분위기에 맡게 스탠리의 솔로도 차분하고 사색적이다.
Jane Bunnett – [Spirituals & Dedications] (2001)
Dean Bowman – Vocal
Kieran Overs – Bass
Mark McLean – Drums
Jane Bunnett – Flute
Stanley Cowell – Piano
Dewey Redman – Tenor Saxophone
Larry Cramer – Trumpet
근래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버전이다. 유일한 보컬 버전이면서 확장된 솔로 연주들을 함께 들려준다. 보컬-플루트-테너-피아노 순으로 솔로가 이어진다. 사이에 브릿지가 반복된다.
우선 딘 바우먼이라는 생소한 보컬의 능력에 놀랐다. 소화하기 어려운 멜로디를 매우 자연스럽고 조용하고 소울풀하게 풀어냈다. 가사도 곡에 맞추어 직접 지었다.
앨범의 제목처럼 두명의 리드 연주자는 격정적인 연주를 보여준다. 제인 버닛은 롤랜드 커크 오마주(허밍+플레잉)를 버무린 플루트 솔로를 들려준다. 듀이 레드먼은 테너의 울림을 살린 직관적인 연주를 보여준다. 스탠리의 컴핑과 어컴퍼닝은 적소에서 곡의 리듬감을 탄탄하게 만들고, 순간적으로 비르투우소적인 연주를 곁들여 화성의 팔레트를 펼쳐낸다.
스탠리의 솔로는 그가 어떤 방식의 연주에서든 깊은 소울을 담아내는데 천재적임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그는 탁월한 양손 독립을 통해 겹겹이 얽히고설킨 소리 타래를 만들어낸다. 매우 전위적이고 테크니컬하게 흐르는 연주에서도 철저한 컨트롤을 놓치지 않고 감정이 공명할 자리가 만들어진다.
악기들의 자유로운 즉흥이 잠시 이어지다가 점차 편성이 하나 둘 줄며 베이스 솔로가 이어진다. 베이스를 비롯해 솔로를 배정받지 않은 리듬파트도 큰 역할을 한다.
작곡과 즉흥의 측면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곡이다. 그 자체로 완벽하게 짜인 듯 느껴지면서도, 즉흥에서는 연주자들에게 매우 높은 자유를 보장한다. 그 비결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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