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프레드 허쉬 솔로 피아노

프레드 허쉬의 내한이 2주 조금 넘게 남았다. 겸사로 내가 좋아하는 프레드 허쉬의 재즈 솔로 피아노곡을 이야기해 본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프레드가 서정 연주자로 알려진 듯싶다. 구글링으로 여러 자료를 보다 보면 이런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빌 에반스를 잇는 재즈 발라드의 대가

키스 자렛 이후 최고의 재즈 발라드 연주자

물론 프레드의 발라드 연주는 아름답다. 또한 그에게서 빌 에반스나 키스 재럿의 영향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인도 여러 차례 밝혔듯, 그는 스윙 넘치는 밥의 영향력을 크게 받은 사람이다. 궁금한 사람들은 Ethan Iverson과의 인터뷰 참조

그의 연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스윙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잘못된 지적이다. 그가 클래시컬한 라인을 연주할 때도, 거기에선 숨길 수 없는 그루브가 뿜어져 나온다.

그게 내가 프레드를 좋아하는 큰 이유이다. 그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스윙하는 음반은 넘치게 찾을 수 있다.

(프레드가 한국에 갑작스레 알려진 후 그의 연주를 따라하거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서 프레드의 스윙, 그루브가 넘치면서도 클래시컬한 뉘앙스를 느낄 수 없는 이유는 표면만 모방하려는 경향 때문이지 않을까.

가장 깊이 자리한 리듬을 얻지 못한 이상 프레드처럼 연주할 수 없다.)

In Walked Bud(Barcelona, 2010)

그는 소문난 몽크광이며, 특히 In Walked Bud를 솔로 편성으로 여러 차례 연주했다. 나는 이 버전을 특히 좋아한다. 여기에서 그는 클래시컬 음악의 장치들과 리드미컬하고 소울풀한 연주가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ria(2001)

프레드 허쉬의 앨범 [Song Without Words]에 실린 곡이다. 나는 아래 라이브 버전을 더 좋아한다. 생동감이 살아 있지만 음질이 좋지 못하다(공연이 녹화되었기에 마스터테이프는 잘 보관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음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곡은 러시아의 작곡가 Reinhold Glière의 Concerto for Coloratura, Opus 82를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Brigas Nunca Mais(2019. 7. 7. )

솔로 콘서트에서 여러 차례 연주했던 Brigas Nunca Mais. 그의 솔로 연주에선 왼손이 돋보인다. 솔로 피아노에서는 곡에 오케스트라적인 접근을 해야할 때가 많다. 왼손이 강한 연주자는 엄청난 강점을 갖는다.

새삼 그의 손이 크고 손가락이 길쭉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렇게 피아니스트의 손 움직임과 손가락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촬영 각도가 참 좋다.

Whisper Not(2017)

프레드는 이 곡에서 트릭을 사용한다. 잘 알려진 테마 대신 바로 즉흥을 시작한다. 테마는 곡의 후반부에야 나온다. 몇 뮤지션들이 간혹 사용하는 방식인데 재미있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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