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비 원더의 대표곡. 많은 음악가들이 연주했다. 최근에 설리번 포트너의 버전이 인상에 남아, 이왕 그간 들어왔던 여러 버전을 정리해 본다.
Stevie Wonder – [Innervisions] (1973)
라틴 리듬의 피아노 리프로 시작하는 노래는 이어 뜻모를 의성어와 스페인어가 섞인 짧은 대화로 이어진다. 뜻을 몰라도 상관없다. 분명한 건 인트로마저 무진장 흥겹다는 점이다. 스티비 원더 음악의 특징은 한 곡에 수많은 감정과 무드를 귀신같이 하나로 녹여 낸다는 점이다. 이 곡도 흥겨움이 전반을 지배하지만, Verse에서 차분함과 안정감, 코러스에서는 묘하게 슬프고 블루지한 느낌이 함께 한다.
이 곡과 스티비에 대한 찬사는 끝없이 이어질 테다. 이쯤에서 이 명곡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펼쳐낸 음악들을 살펴본다.
Weldon Irvine – [Sinbad] (1976)
웰든 어빈의 76년 앨범 신바드 수록 버전. 웰든은 2000년대 초반 안타깝게 세상을 뜨기 전까지 건반주자, 작곡자, 프로듀서로서 jazzfunk, 소울재즈와 힙합 영역에서 중요한 작업을 많이 남겼다.
이 버전에는 젊은 시절의 랜디, 마이클 브레커 형제, 스티브 갯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곡은 soul-funk 로서 그루브에 충실하며, 보컬은 코러스 파트에서 백그라운드로서 등장한다. 중간에 악기들 간의 트레이드 형식의 짧은 솔로가 지난 후 verse파트의 가사가 불리운다.
Harold Mabern – [Straight Street] (1991)
해럴드 메이번의 트리오 버전. 론 카터와 잭 드조넷의 훌륭한 리듬섹션이 함께한다. 소울재즈 흐름의 한 가운데 있었던 메이번 답게 그 느낌을 한껏 살려내면서도 본인의 기교를 드러내고 있다. 곡 후반부, 피아노와 베이스의 반복되는 그루브 속에서, 드조넷의 드러밍이 돋보인다.
Mike LeDonne – [Night Song] (2005)
피아니스트 마이크 르돈의 2005년 앨범 수록 버전. 역시 론 카터와 조 팬스워스의 훌륭한 리듬섹션이 함께한다. 그 위에서 르돈은 본인이 가진 다채로운 스타일을 여과 없이 쏟아낸다. 전형적인 훌륭한 포스트밥 피아니스트이다.
Sullivan Fortner – [Solo Game] (2023)
먼저 언급했던 설리번 포트너의 솔로 피아노 버전. 그의 접근법은 사뭇 신선하다. 오리지널이 가진 리듬과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먼저 왼손으로 시작하여, 멜로디 연주를 오른손으로 교대하는 것도 재미 있다. 카운터 포인트에서 그의 멘토 프레드 허쉬가 떠오르지만, 확실히 본인만의 방식이다. 러닝 타임은 짧지만, 다른 어떤 연주보다 확장성을 보여준다(깊게 다녀온다). 끝나는 순간도 깔끔.
Cory Henry (2021)
코리 헨리의 이 버전은 공식적으로 녹음된 것은 아니다. 좌우 반전된 영상. 짧아서 아쉽긴 하나 본인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연주다.
이 외에도 여러 재즈 버전이 있고, 보컬 버전은 셀 수 없이 많다. 생각 나는 것이 있으면 추가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