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ard & Standout은 내가 좋아하는 재즈곡과 그 여러 버전을 소개하는 카테고리이다. 스탠다드가 필수조건은 아니다. 대중성이 떨어지는 오리지널이라도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 곡의 다양한 가능성을 펼쳐냈다면 여기에서 이야기할 것이다.
For Carl은 베이시스트 르로이 비네거의 작품이다. Carl은 피아니스트 Carl Perkins를 이른다. 그는 1958년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르로이와 칼은 함께 연주했던 사이고, 서로의 리더작에 각각 사이드맨으로 함께했다. 그러니 이 작품은 일찍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바치는 곡이다.
Phineas Newborn Jr. – For Carl (1961. 11. 21. 녹음)
[A World of Piano!]
Phineas Newborn Jr. – Piano
Sam Jones – Bass
Louis Hayes – Drums
나는 Phineas Newborn의 연주로 이 곡을 처음 알게 되었다. 파이니스 뉴본의 [A World of Piano!]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테마는 처음 듣는 순간부터 귀속에 박혔다.
Les McCann – For Carl Perkins(1960. 2. 4. 녹음)
[Les McCann Ltd. Plays the Truth]
Les McCann – piano
Leroy Vinnegar – bass
Ron Jefferson – drums
레스 매캔의 트리오 버전도 있다. 녹음 순으로는 이게 가장 먼저인 듯싶다. 그의 리더 데뷔 앨범에 들어 있고, 마침 르로이 비네거가 베이스로 참여했다. 느린 템포로 진행하면서도 중반부에 이르러 매우 소울풀한 연주를 들려준다. 후반부에 멜로디와 화성에 변용을 주는 것도 흥미롭다.
Leroy Vinnegar Quintet – For Carl (1963. 3. 5. 녹음)
[Leroy Walks Again]
작곡가 본인의 리더 앨범에 있는 퀸텟 버전. 드러머는 분명 한 명이다. 다만 레코드 레이블에 둘 중 하나가 연주했을 것이라고 모호하게 적혀 있다.
Leroy Vinnegar – Bass
Mike Melvoin – Piano
Teddy Edwards – Tenor saxophone
Roy Ayers – Vibraphone
Ron Jefferson, Milt Turner – Drums
Harold Mabern & Geoff Keezer – For Carl
(1995. 1. 25. 녹음)
[For Phineas]
Harold Mabern – Piano
Geoff Keezer – Piano
1995년 녹음된 해럴드 메이번과 지오프 키저의 피아노 듀오 버전이다. 5년여 전 세상을 떠난 파이니스 뉴본을 추모하는 앨범 [For Phineas]에 수록되었다. 환갑을 앞둔 해럴드 메이번과 서른의 문 앞에 있던 지오프 키저의 대화. 대비되는 두 피아노의 음색도 흥미롭다.
(2023년 7월 7일 수정)
Charles Thomas All Star Trio, Ron Carter, Billy Higgins – The Finishing Touch!
애플뮤직과 유튜브를 떠돌다 마주친 찰스 토마스의 트리오 버전. 멤피스 지역 레전드로 많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영향을 끼쳤지만 남아 있는 녹음은 매우 드물다. 론 카터-빌리 히긴스의 훌륭한 리듬 섹션과 함께한 이 귀한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찰스의 연주는 차분하면서도 리듬이 넘친다.
번외
Jessica Williams의 Kristen을 들으면 항상 For Carl이 떠오른다. 멜로디와 진행이 다르고, 즉흥 파트로 가면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내게는 분명히 유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물론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할 방도는 없다.
그러나 구글링 덕에 제시카 윌리엄스가 르로이 비네거와 활동한 적이 있고, 앨범도 두 장이나 함께 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