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잠들기 전, 멀그루 밀러의 [Solo in Barcelona] 앨범을 들었다. 2004년 공연의 녹음이며, 스토리빌 레코드에서 발매 되었다(자세한 내용 밴드캠프 페이지 참조).
멀그루 밀러는 내게 그리 친숙하지는 않다. 그를 생각하면 멤피스의 피아니스트들이 떠오른다. 파이너스 뉴본, 찰스 토마스, 해럴드 메이번, 제임스 윌리엄스, 도널드 브라운 등.
(덩치 크고, 인상 진하고, 서글서글한 이미지가 이들에게서 느껴진다.)
그 중에서도 뉴본, 윌리엄스와 함께 테크닉적으로 뛰어난 피아니스트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솔로 녹음을 많이 남겼으리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공식 발매된 음반은 하나 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위 셋은 이르게 세상을 떠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수록곡들은 그의 테크닉 뿐 아니라 개성과 훌륭한 해석까지 잘 드러낸다. 대체적으로 마일드한 템포에서 왼손으로 끊임 없는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오케스트럴한 느낌보다는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확장해 가는 데 더 치중하는 느낌이다. 매우 테크니컬하면서도 깔끔해서 듣기가 편하다.
첫 곡, 길레스피의 Tour de Force가 반가웠다.
더 많은 미발매 솔로 음원이 남아 있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앨범이다.